지방 아파트 청약 미달단지 속출…서울도 대출 막혀 계약도 포기

송이 승인 2022.01.05 17:20 의견 0
[사진=김유진 기자]


대구, 경북 등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늘어나고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수도권도 미계약 단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세금과 대출 규제로 매수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분양된 대구·경북 등 지방 아파트 단지에서 무더기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14~16일에 청약한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청약에서 1, 2순위까지 모두 85명만 신청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같은 기간에 청약받은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와 동구 효목동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도 2순위까지 모두 미달됐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경북 포항시 남구 ‘남포항 태왕아너스’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블록과 A4블록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방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1~22일 청약한 울산 울주군 덕하지구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는(967가구) 7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최종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 엘크루 센텀포레’, 전북 익산시 춘포면 ‘익산 더반포레’, 전남 구례군 ‘구례 트루엘 센텀포레’ 등도 최종 미달됐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총 117곳으로 전체의 16.5%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8.8%)에는 569개 청약 단지 가운데 50개가 미달된 것과 비교하면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2배가량 커진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계약 사례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GS건설이 지난해 11월에 분양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리며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체의 약 35%인 530여 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계약금이 분양가의 20%로 책정돼 최소 1억5000만원 이상의 계약금이 필요했던 만큼, 신용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방 분양 시장의 냉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12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에 따르면 대구는 전달대비 5.6포인트(p) 하락한 62.5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분양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세종(76.9)과 울산(76.9), 강원(81.8) 등도 수치가 낮았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집값 하락 전망에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며 "묻지마 청약 보다는 분양가와 입지, 공급물량 등을 꼼곰히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택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