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시장은 빠르게 열기를 잃고 있다. 거래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가격도 수억 원 낮아지며 규제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반면 마포·성동·동작 등 한강변을 따라선 ‘막차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시장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강남 3구, 거래량·가격 모두 급락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강남 3구의 거래량은 1600여 건으로 평균 매매가격은 26억 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규제 직후인 7월에는 956건으로 감소했고, 평균 가격도 24억 원대까지 밀렸다. 8월에는 거래량이 337건으로 급감하고 평균 거래가격도 20억 원대로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강남구는 6월 576건에서 8월 104건으로 줄었고, 평균 가격은 31억 원대에서 24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거래량이 365건에서 93건으로 줄고 가격은 28억 원대에서 23억 원대로 하락했다. 송파구 역시 거래가 반 토막 나며 가격은 19억 원대에서 16억 원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거래 급감이 시장 전체 하락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확실하다”고 해석했다.
마·성·광, 규제 우려에 ‘패닉바잉’
반면 강북 한강벨트 지역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마포·성동·광진은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호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는 최근 28억 원 초반대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전용 59㎡ 역시 23억 원을 돌파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금호동 일대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급감하면서 호가가 단기간에 1억 원 이상 상승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매물이 워낙 적어 신고가가 아니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며 “추가 규제 발표 전에 사두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확대 여부가 시장 향배 가를 듯
정부는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적용 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연장하면서, 마포·성동·광진까지 추가 지정할지를 검토 중이다. 지정이 현실화되면 단기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오히려 호가가 더 오르는 ‘규제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강남은 숨 고르기 국면이지만 마포·성동은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심리가 작용하며 불장이 재현되고 있다”며 “추가 규제 발표 전까지 신고가 행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