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두고 정부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주택시장에 혼선이 커지고 있다. 세제 방향이 안갯속에 놓이자 다주택자들은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
현재 양도소득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가 적용된다. 그러나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에게 추가 세율이 부과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되며,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더해지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을 수 없다. 이 같은 중과세 구조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완성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왔다. 유예 조치는 매년 연장돼 왔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추가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유예 적용 기한은 오는 5월 9일까지다.
그동안 정부는 매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을 함께 언급해 왔지만,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할지 연장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현재 검토 중인 단계”라며 “최종 결정이 이뤄지면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 문서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언급되지 않은 것 자체가 연장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정부와 여당이 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한 차례 더 유예를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과세가 재개되더라도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미 대출 규제와 거래 위축이 겹친 상황에서 중과세가 다시 적용되면 다주택자들이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효과가 매물 출회보다는 거래 경색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도 “양도세 중과는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라기보다 억제 성격이 강하다”며 “정책 방향 제시가 늦어질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 미뤄지고 혼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조속히 명확한 정책 신호를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 위원은 “주택 거래는 계약부터 잔금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구조”라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