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부동산 위기...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신혜영 칼럼니스트 승인 2023.09.13 22:18 | 최종 수정 2023.09.27 12:54 의견 0


요즘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그 중심에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있다. 중국의 3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 완다, 비구이위안 그룹이 연쇄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GDP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구이위안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상대적으로 우량하다고 평가돼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비구이위안이 올해 상반기 76억 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로 약 10조원이다.

비구이위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매출원가는 73% 급증했다. 총 부채는 2022년 말과 비슷한 1조 4000억 위안(254조원)이다.

현재 비구이위안이 완공해야 할 집이 거의 100만 채에 달하는데 돈이 없어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하청업체는 공사대금을, 건설 노동자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를 선분양받은 사람들은 기약없이 대출이자만 내고 있고 부동산 신탁에 투자한 사람들은 투자금이 묶였다.

비구이위안을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는 미국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그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개발 민영화 이후 호황을 누렸었다. 40여 년 동안 도로, 교량, 고속철도 등 인프라와 아파트를 대량 지었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한 주역이었다. 문제는 건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인프라는 대부분 구축됐고, 아파트는 1억 3천만 채가 빈집 상태일 만큼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기업의 연쇄파산은 금융위기로 이어지기 쉽다. 현재 중국 회사채의 60% 이상이 부동산 담보로 발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1년 내 만기 회사채의 45%가 부동산 관련이다.

그러나 중국은 GDP 대비 외채 비중이 14%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 금융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부동산 위기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일까? 국내 금융회사에서 중국 부동산에 빌려주거나 투자한 돈은 4천억원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을 만한 금액은 아니다.

다만 중국 부동산 침체는 중국 정부의 세수 감소로 이어져 중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과 무역량이 많은 우리나라 기업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지난 1일 비구이위안은 채권단 회의에서 이달 초 만기가 도래하는 약 7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간을 3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디폴트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그렇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향후 채권 만기가 줄줄이 돌아올 예정인데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있는 터라 전문가들은 비구이위안이 결국 파산을 선언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예측하고 있다.

사실 중국 위기론은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지만 아직 1인당 GDP가 1만2000달러밖에 되지 않아 소득 증가율이 여전히 높다. 최저임금도 연 6%씩 오른다. 이에 따라 소비도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 저성장으로 진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국이 부동산 개발을 위해 끌어온 채무는 부동산 시장의 수익을 초과하게 됐고 출산율 감소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부동산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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