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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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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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한 개편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주택 종부세 폐지’를,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형평성 논란과 시장 활성화, 경기 부양 효과를 위해 종부세 개편이 불가피 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똘똘한 한채’ 쏠림과 재정 악화 가능성 등의 부작용 등을 고려해 신중한 중장기적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과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에서 먼저 거론하면서 시작된 종부세 개편안은 정부·여당이 적극 화답하며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종부세 폐지는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정부는 올해 세제 개편안에 종부세 부담을 추가로 대폭 완화할 수 있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부자세’로 도입된 종부세는 1% 미만의 고가 또는 다주택자들에게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는 취지로 세금을 부과해 왔다.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조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세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민평형 기준 중산층도 종부세 대상에 포함돼 세부담이 커지자 당초 취지에서 퇴색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종부세율을 낮추고 중과 대상을 줄이며 종부세 부담 완화를 추진해왔다.
윤 정부가 종부세 폐지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징벌적 과세 체계’ 정상화를 위한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종부세 개편에는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 조정되는 방안이 검토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다주택 중과세율이 폐지되는 셈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종부세 폐지에 찬성한다”며 “종부세는 부동산 수익이 많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한 징벌적 과세 형태라 세금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소득이 있으면 소득세·양도소득세를 내고, 물건의 가격에 맞게 재산세를 내 지방자치단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인데 (과거 정부가) 국세인 종부세를 만들어 부유세처럼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개편 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종부세 조정이 유의미한 시장 효과를 내려면 양도세, 취득세 완화 등 다주택자 규제 완화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에서 거론되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 대해선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심화돼 선호지역의 집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주택자 종부세가 폐지되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더욱 심화돼 가격 양극화도 더 벌어질 것”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다주택자도 지방보다는 수도권 핵심입지의 아파트를 더 사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형평 논란도 될 수 있다. 주택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고가주택 한채로 종부세를 안 내는데 저가 빌라 여러 채를 가졌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주택 가액을 합해 일정 금액 이상일 때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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