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대 빌라 모습. [주택경제신문]

서울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 전세사기 여파와 금리 부담 등으로 침체됐던 비(非)아파트 시장이, 최근 아파트값 급등과 무주택 제도 완화,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등에 힘입어 거래와 가격 모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1827건에서 2월 2299건, 3월 3024건, 4월 3434건으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4월 거래량은 2022년 6월(3866건)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두 달 연속 3000건을 웃돈 것은 당시 이후 처음이다.

실거래가격도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 기준으로 서울 다세대·연립의 2025년 3월 지수는 143.7로, 전월 대비 2.05% 상승했다. 상승폭은 2022년 6월 이후 가장 컸으며, 지수 자체는 전세사기 우려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2년 8월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 같은 회복세는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대체 수요와 무주택 인정 기준 완화, 전세시장의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빌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부터 무주택 인정 기준이 완화된 점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기존에는 전용 60㎡ 이하·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만 무주택으로 인정됐지만, 현재는 전용 85㎡ 이하·수도권 기준 공시가격 5억원 이하까지로 확대됐다.

빌라의 경우 공시가격이 일반적으로 시세의 50~70% 수준이기 때문에 시세 7억~8억원대 빌라를 보유하고 있어도 공시가격 기준을 충족해 무주택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2022년 전세사기 사태 이후 위축됐던 전세 수요가 매매 전환으로 이어지면서, 침체됐던 빌라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낮고, 단지 내 커뮤니티나 교육·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실거주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 금융 규제 변화 등에 따라 수요 위축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한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빌라는 아파트보다 가격 회복과 재판매가 어렵고, 생활 인프라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무주택 요건만 보고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입지와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